불평등의 초상, 체념과 분노가 스민 세 편의 이야기.
근대의 문턱에서 누군가는 사랑을 잃고, 누군가는 미래를 잃었다.
채만식의 냉소적 풍자극 「치숙」,
김동인의 서정적 비극 「배따라기」,
현진건의 아이러니한 사실주의 「운수 좋은 날」.
이들은 모두 같은 질문을 던진다.
왜 어떤 삶은 늘 뒤편에서 무너지는가.
지금, 시대의 그림자에 갇힌 이름 없는 존재들의 얼굴을 마주해보자.
채만식
풍자와 냉소의 언어로 근대의 허위를 해부한 작가.
「치숙」에서는 무력한 청년과 무능한 어른을 통해 몰락한 시대를 그린다.
웃음 뒤에 숨은 냉정함은, 채만식 문학의 본질이다.
김동인
초기의 낭만에서 출발해 사실주의로 나아간 한국 근대문학의 선구자.
「배따라기」는 감정의 파국을 치밀한 심리 묘사로 포착한 작품이다.
개인의 내면을 해부하며 시대의 불안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현진건
감정의 결을 놓치지 않는 사실주의 작가.
「운수 좋은 날」은 생계의 기쁨과 상실의 비극이 교차하는 하루를 담는다.
담담한 문장에 스민 아이러니가 긴 여운을 남긴다.